근 일주일 가량, 부산을 비롯한 영남지방엔 푸른하늘을 볼수가 없었다.
오늘도 집 안에서 바퀴벌레들과 인사를 하고 지내는데, 갑자기 방이 밝아졌다. 오랜만에 보는 햇빛 덕에, 온 몸이 타들어가는 것 같아 괴성을 질렀다. 그리고 밖으로 뛰쳐 나갔다. 하늘이 개었다. 해가 난 것이다!
구름들은 손오공의 부름을 받아 날라가고, 햇살은 좀비 로드조차 1초만에 태워버릴 정도로 강렬하다.
놓칠 수 없지. 라는 생각으로 카메라를 들고 무작정 뛰쳐나온다. MLB 양키즈의 빅사이즈 회색 셔츠를 입고 나왔는데, 아래를 보니, 집에서 잠옷 삼아 입는 바지다. 뭐, 사람 적은 동네 아무렴 어떠한가.
햇님이 구름에 잠시 가려지고, 반대편 산에는 햇빛을 받아 무슨, 원령공주처럼 산이 살아나는 것처럼 녹색을 띄기 시작한다.
햇빛이 너무 강해 반대편을 찍을까 하는 생각으로 산을 찍기 위해 달려간다. 이런, 너무 멀리 왔으려나, 집에서 버스로 치면 4정거장 거리다. 근데, 아무리 걸어도, 산을 찍을만한 위치가 안나온다. 오히려 집에서 볼때보다 안나온다. 성과가 없어. 체념하고 해가 지는 방향으로, 늘 가던 근처의 해안가(라고 하기도 뭣하지만)로 간다.
걸어가면서 뷰파인더로 태양을 보는데, 유별나게, 태양 주변 하늘색이 꽤나 잘 보인다. 카메라 생명에 위험한걸 무릎쓰고 태양과 맞짱을 뜬다. 바닷가로 향하면서 셔터를 계속 누른다. 그래도 카메라가 걱정되어 재빨리 셔터를 누르고 카메라 시선을 아래로 내려 열을 식혀준다.
이런, 태양을 너무 봤다. 눈에 빛살이 남아 있다. 땅바닥을 보아도 햇살이 보인다. 이런, 그래도 태양을 쫓아간다. 하지만 시간이 너무 늦었다. 이 동네, 이 도시에선 산으로 올라가지 않는 이상, 혹은 외진 곳으로 가지 않는 이상 노을을 보기가 힘들다. 애초에 해가 늦게 나서, 노을을 찍는건 포기했었으니, 그냥 집으로 돌아간다.
집으로 돌아와 하늘을 보니, 붉은 빛들이 구름들을 미화시킨다. 아쉽다. 면허라도 미리 따놓을걸 그랬나..
구름을 흴거멓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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